92. 전례주년,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는 1년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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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주년,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는 1년의 여정
교회에는 신자들이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구원 역사의 흐름에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마련된 달력이 있는데, 1년을 주기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공생활, 수난과 죽음, 부활 그리고 세상 마지막 날에 완성될 구원의 역사를 기념하고 살아가는데 이것을 전례주년(典禮週年)이라고 한다. 전례주년은 거룩한 절기(시기)들과 축일들로 구성된다. 전례주년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과 부활을 중심으로 마련된다.
1. 대림 시기(待臨 時期)
‘대림’은 구세주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심을 기다린다는 뜻으로 그분의 역사적인 탄생을 기념하고 마지막 날에 영광스럽게 오실 그분의 재림을 희망하며 깨어 기다리는 삶을 살아가는 때이다. 대림 시기는 주님 성탄 대축일 전 4주간 동안 이어지는데, 대림 시기에는 하느님의 생명을 상징하는 푸른 나뭇가지 위에 구약의 4천 년을 상징하는 네 개의 초를 꽂아두고 매주 촛불을 한 개씩 늘려 켜가며 이 세상에 빛으로 오실 주님을 기다린다.
사제는 회개와 보속을 상징하는 자색 제의(祭衣)를 입는다.
2. 성탄 시기(聖誕 時期)
성탄은 하느님의 외아드님이 사람으로 태어나심을 경축하는 시기로 ‘주님 성탄 대축일’부터 시작하여 ‘주님 세례 축일’로 마감된다. 성탄시기 중에 교회는 ‘주님 공현 대축일’을 기념하는데, 이는 구세주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탄생하셨을 때 동방의 세 박사들이 황금과 유향, 몰약을 아기 예수님께 바치며 경배하였던 사건을 묵상하게 된다. 공현(公顯)이라는 말은 예수님께서 구세주로서 온 세상 사람들에게 ‘공적으로 나타남’을 뜻하는데 하느님께서 인류의 구원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사제는 순결과 기쁨을 드러내는 백색 제의를 입는다.
3. 사순 시기(四旬 時期)
사순 시기는 회개와 함께 육체적 극기와 보속을 실천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참여하여 새 생명으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시기이다. 사순(四旬)은 말 그대로 40일을 의미하는데 이 숫자는 중대한 사건을 앞두고 준비하는 정화의 기간을 상징한다. 사순 시기는 ‘재의 수요일’에서부터 시작한다. 사제는 신자들 머리 위에 재를 얹는데 이는 하느님께 죄의 용서를 청하며 속죄함을 상징한다. 사순 시기를 시작하며 교회는 모든 신자가 자신들의 죄를 깊이 뉘우쳐 회개하고 올바르게 살도록 초대한다.
사제는 회개와 보속을 상징하는 자색 제의를 입는다.
4. 성주간(聖週間)과 파스카 성삼일(聖三日)
성주간은 주님 수난 성지(聖枝) 주일부터 성토요일까지의 한주간을 말한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예수님께서 메시아로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사건을 기념하며, 성주간 월요일에는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예고를 묵상하고, 성주간 화요일에는 제자들의 배반을, 성주간 수요일에는 예수님께서 어떻게 죽게 되실지를 알려주신 사건을 묵상한다.
파스카 성삼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이 구원을 위해 수난을 받고 죽으셨지만 죽음을 이겨내고 부활하심으로써 온 인류에게 새로운 생명의 길을 마련하신 구원 사건을 기념하는 때이다. 성삼일은 전례주년의 정점으로서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시고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신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로 시작하여, 체포되어 온갖 고통을 받으시고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을 거쳐 죽음을 이기고 승리하신 밤, 곧 ‘파스카 성야’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맞이한다.
5. 부활 시기(復活 時期)
예수님의 부활은 죄악과 죽음에 대한 승리이자, 우리의 부활을 보증해 주는 가장 놀라운 사건이다. 예수님께서는 부활을 통하여 당신이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며 참된 하느님이심을 보여주셨다. 이 놀라운 사건을 기뻐하며 경축하는 시기가 부활 시기이다. 주님 부활 대축일로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 50일간 지속된다. 주님 부활 대축일은 춘분이 지난 후 첫 보름 이후에 맞이하는 첫 번째 주일에 지내고 있다. 부활 후 40일이 되는 부활 제6주간 목요일을 ‘주님 승천 대축일’로 기념해야 하지만 한국의 경우, 부활 제7주일에 대축일을 옮겨서 기념한다. 부활시기의 마지막은 예수님께서 보내 주시기로 약속하신 협조자 성령께서 사도들에게 내려오신 사건을 기념하며 ‘성령 강림 대축일’을 지낸다.
사제는 부활의 기쁨을 드러내는 백색 제의를 입는다.
6. 연중 시기(年中 時期)
연중 시기는 고유한 특성을 지닌 시기를 제외하고, 그리스도 구원의 신비를 다양한 측면에서 경축하는 시기이다. 성탄 시기 다음부터 사순 시기 전 화요일까지, 그리고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날부터 대림 시기 전까지의 기간을 연중 시기로 지낸다. 특별히 성령 강림 대축일이 지난 첫 주일에는 ‘삼위일체 대축일’을, 그 다음 주일에는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기념한다. 연중 시기는 예수님께서 마지막 날 영광스럽게 다시 오실 때를 깨어 기다리는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마지막 주일을 경축한다.
7. 전례력
전례주년에 따라 기념하는 신비들을 시기, 달, 날짜순으로 종합하여 미사 중에 봉독하게 될 성경 말씀은 무엇이며, 사제의 제의 색깔은 무엇인지, 또 시간 전례(성무일도)는 어떻게 바쳐야 하는지 적어 놓은 것을 전례력(典禮曆)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교회의 달력이라고 할 수 있다. 전례력은 일반 달력과는 달리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 제1주일을 첫 번째 날로 하여 성탄 시기, 부활 시기를 거쳐 연중 시기, 특히 종말의 때에 임금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념하며 한 해의 마지막 주일을 보낸다.
교회는 3년을 주기로 하여 주일 미사 중에 성경의 주요한 부분과 복음서를 충실히 읽고 묵상할 수 있도록 가해는 마태오 복음서를, 나해는 마르코 복음서를, 다해는 루카 복음서를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봉독한다. 교회는 성경 전체를 묵상할 수 있도록 2년을 주기로 하여 평일 미사에서 선포할 독서와 복음을 마련하였으므로 충실히 매일 미사에 참례한다면 성경의 대부분을 읽고 묵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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